본문 바로가기
뿌리와 정신/홍익 철학

선인(仙人)이 전해준 오징어 게임과 369 게임

by hongiks 2026. 2. 10.

이찬구 박사님의 저서 『우주의 코드 369』를 덮으며 창밖을 보니, 문득 평범한 아이들의 놀이터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그 책이 말하는 수의 신비와 우주의 질서가 어쩌면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 속에 아주 친숙한 모습으로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이 시작된 것이지요.

 

오래전, 하늘의 기운을 살피고 땅의 이치를 다스리던 어느 선인(仙人)이 계셨습니다. 그는 우주의 설계도를 머릿속에 담고 있었고, 그 속에 담긴 '홍익인간'의 큰 뜻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홍익인간의 정신을 잊어버리고 바쁘게 살아가는 후손들이 안타까웠던 선인은 고민 끝에 허름한 옷차림으로 변장하고 아이들이 노는 골목 어귀에 슬그머니 내려왔습니다.

첫 번째 선물: 우주의 박동, 369 게임

선인은 먼저 아이들 틈에 앉아 흙바닥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숫자를 세어보렴. 하지만 우주의 마디가 되는 숫자 3, 6, 9가 포함된 순서에서는 입을 닫고 손바닥을 부딪쳐 하늘의 소리를 내는 거란다. 또 3의 배수가 되는 순서에서도 마찬가지야."

 

이것이 바로 369 게임의 시작이었습니다. 선인이 가르쳐준 3, 6, 9라는 숫자는 단순히 차례를 기다리는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동양 철학에서 3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완성을 의미하고, 6과 9는 그 기운이 확장되어 극에 이르는 마디를 뜻합니다. 아이들이 숫자를 부르다 3의 배수에서 박수를 치는 행위는, 우주의 리듬이 변하는 지점에서 자신의 호흡을 맞추는 일종의 수행이었던 셈이지요.

 

아이들이 "하나, 둘, (짝!)" 하고 웃음을 터뜨릴 때마다 선인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을 것입니다. 그 박수 소리가 바로 인간의 잡념을 끊고 우주의 본성과 하나가 되는 찰나의 깨달음임을 아이들은 놀이의 즐거움 속에 체득하고 있었으니까요.

두 번째 선물: 천지인의 설계도, 오징어 게임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선인은 나뭇가지를 들어 흙바닥에 커다란 그림을 그렸습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그것은 훗날 우리가 '오징어 게임'이라 부르게 될 놀이판이었지만, 사실 선인이 그려 넣은 것은 우주의 구조도였습니다.

 

"네모는 너희가 딛고 선 이 너른 땅(地)이고, 저 위의 동그라미는 너희를 품어주는 끝없는 하늘(天)이란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너희 세모들이 바로 사람(人)이지." 

 

선인은 아이들에게 땅에서 시작해 고난의 강을 건너 하늘의 머리에 도달하는 법을 일러주었습니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법, 친구와 어깨를 부딪치며 나아가는 법 속에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혼자만 잘해서는 이 그림의 끝에 도달할 수 없고, 땅의 규칙과 하늘의 섭리를 모두 이해해야만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놀이를 통해 전해준 것이지요.

놀이 속에 숨겨진 영원한 암호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노는 사이, 선인은 먼지 묻은 손을 툭툭 털며 다시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그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그가 가르쳐준 놀이만큼은 잊지 않았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이 놀이들은 우리 한국인들에게 우주의 코드를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코드 369』를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우리가 명절에 모여 369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고,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의 도형에 열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그것은 선인이 우리에게 심어놓은 '우주의 암호'가 깨어나는 순간이 아닐까요? 어쩌면 선인은 지금도 어느 놀이터 구석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후손들이 그 놀이를 통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우주의 리듬을 즐기고, 홍익인간의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선인이 남긴 마지막 당부

그 선인이 떠나며 나지막이 읊조렸을 법한 말을 상상해 봅니다.

"얘들아, 삶이 힘들고 막막할 때는 우리가 흙바닥에 그렸던 그 도형들을 떠올려보렴. 너희는 땅을 딛고 있지만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단다. 그리고 박수 소리를 잊지 마라. 우주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숨 쉬고 있으니."

 

이 근사한 상상 덕분에 앞으로 369 게임을 할 때나 오징어 게임의 도형을 마주할 때, 예전과는 다른 경건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것 같습니다. 우리 곁에 항상 머무는 우주의 질서를 가장 쉬운 놀이로 전해준 선인의 마음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우리는 홍익인간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